부동산에서 입지가 가장 중요하듯이, 브랜딩과 마케팅에서는 포지셔닝이 중요합니다. 밸러스트아이앤씨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조하지만, 제작물처럼 손에 잡히는 결과물 없이 돈만 많이 든다는 생각에 포지셔닝을 가볍게 여기는 클라이언트들을 봅니다. 이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드는데요, 포지셔닝을 잘 하면 훨씬 적은 자원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초콜렛 회사 Mars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사례: 스니커즈와 밀키웨이. 출혈 경쟁을 하던 자매품

 

식품회사 Mars는 M&M 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니커즈, 트윅스, 스키틀즈, 밀키웨이 등을 만들어서 팝니다. 편의점에 가보면 초콜렛 코너에 트윅스가 스니커즈가 나란히 있는데 사실은 같은 회사의 제품인 것이죠. 그 중 스니커즈와 밀키웨이는 오래 전 ‘소프트 초콜렛 바’로 마케팅을 하였습니다. 각 제품을 담당하는 팀은 같은 회사의 경쟁 제품보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 말은 결국 돈을 퍼부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던 중 각 제품의 마케팅 팀들은 제품을 다른 시각에서 조사해보았고, 두 제품을 ‘소프트 초콜렛 바’라는 이름으로 팔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스니커즈는 땅콩이 들어 있고 씹는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허기질 때 많이 먹습니다. 반면 밀키웨이는 훨씬 부드럽고 입에서 살살 녹는 맛입니다. 요즘 말로 당이 땡길 때 길티 플레저처럼 즐길 맛입니다. 소비자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두 제품을 모두 만들어 판매하는 Mars는 이것을 뒤늦게 깨달았던 것입니다. 스니커즈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출출할 땐 언제나 스니커즈”라는 식으로 광고하게 되었고, 밀키웨이는 기분전환을 위한 달콤한 스낵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두 제품은 고객, 마케팅 채널, 타이밍 등 여러 면에서 이전과 같은 경쟁이 불필요해졌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와 마케팅 두 측면에서 예산을 줄이면서도 더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잃은 것도 있습니다. 스니커즈는 입에서 사르르 녹는 맛을 내세우지 못하고, 밀키웨이는 쫀득함이나 든든함을 언급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덕분에 소비자는 언제 스니커즈를 사 먹을지, 언제 밀키웨이를 사 먹을지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고 행동에 옮기게 됩니다.

포지셔닝의 다른 이름

이처럼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고 가는 태도, 강점을 찾아서 명료하게 내세우려는 노력이 포지셔닝입니다. 포지셔닝은 독점영역, 니치 등의 이름으로 바꿔 부를 수도 있습니다. 피터 틸이 ‘제로 투 원’에서 말하는 독점이나 클레이튼 크리스텐센이 말하는 문제 해결 모두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림: 좌표 하나는 한 자리만을 차지합니다. 동시에 두 값을 갖는 점은 없습니다.)

 

포지셔닝을 하지 않을 때 치러야 할 대가

앞서 브랜드 포지셔닝 작업을 꺼리는 회사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브랜딩과 포지셔닝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마케팅을 할 때의 첫째 문제는 지속가능성 부재입니다. 광고, 홍보부터 시작하면 당장 제작물이 나오고 사람들의 반응도 있으니 마케팅이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예산을 쓰는 일은 마약과 비슷합니다. 효과는 그 때 뿐이고 매번 원점에서 출발합니다.  떴다방처럼 영업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면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포지셔닝이 되어 있지 않은 마케팅의 두 번째 문제는 기억에 남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체성과 포지셔닝으로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지 못할 때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예산을 많이 써서 주변적인 요소에 힘을 주어 그나마 눈길이라도 끄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기능과 장점을 나열하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방법이 그나마 낫지만, 둘 다 기억에 안 남는 것은 똑같습니다.

마치며

오디언스 이해와 마찬가지로 포지셔닝도 회사 규모나 자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태도와 사고방식의 문제입니다. 포지셔닝은 1)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누가 무엇 때문에 우리를 선택하는지를 이해하고, 2) 그 강점을 더 명료하게 부각하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로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