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콘텐츠 마케팅 사례 – This Old 콘텐츠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말이 생기고 널리 쓰인지는 10년이 채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 마케팅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마케팅은 다른 사람의 호감과 신뢰를 얻고 설득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말이 없을 때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없을 때도 누군가는 콘텐츠 마케팅을 실천했다는 사실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역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존 디어와 미슐랭 대신, 오늘은 기네스 세계 기록에 대해 이야기해봅니다.

기네스 세계 기록은 기네스북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아시다시피 세계 기록을 모아 놓은 연속 간행물입니다. 기네스북을 만든 사람은 우리도 많이 마시는 기네스 맥주의 경영자입니다.

 

기네스북의 탄생

기네스북은 1950년대 기네스 양조장을 경영하던 휴 비버 경이 사냥을 하다가 탄생했습니다. 유래는 위키피디아 문서의 내용으로 설명을 대체합니다. 참고로, 한글 설명은 영문 위키피디아의 번역본입니다.

기네스 맥주 양조 회사의 설립자[3]) 백작의 4대손인 휴 비버 경(Sir Hugh Beaver, 1890~1967)은 1951년 11월 10일 아일랜드 남동쪽 웩스포드(Wexford)에 위치한 슬레이니(Slaney) 강변에서 새 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골든 플로버라는 물새가 워낙 빨라 단 한 마리도 사냥하지 못하고 동행했던 친구들에게는 망신만 당하게 되었다. 그날 저녁 휴 비버 경은 골든 플로버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새인지 알아보기 위해 갖가지 참고 서적을 뒤적였으나 그 새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기존의 참고서적 중에서 골든 플로버의 자료를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영국령 전역에서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았다. 사업가인 휴 비버 경은 문득 이렇게 특이한 기록을 모아 놓은 책은 훌륭한 사업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기네스 세계 기록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요약하면, 기네스 경영자가 친구들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새에 대해 논쟁을 하다가, 세계 최고 기록을 잘 정리하여 모아 놓은 책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기네스북을 냈습니다.

여담으로, 가장 빠른 새는 골든플로버, 검은가슴물떼새 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꽤 있습니다. 20대에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여행지에 관한 사실로 갑론을박과 내기가 이어지기도 했고, 술자리에서 사자가 고양이의 일종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논쟁을 하던 적도 있습니다. 모두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추억입니다. (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20대였습니다) 검은가슴 물떼새 검은가슴 물떼새

 

전략 : 스윗 스팟 (문제와 해결)

휴 비버 경이 포착한 사업 기회는 위키피디아에서 잘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제가 추측을 통해 설명해보면 기회는 두 가지 사실을 겹쳐보았을 때 발견했을 것입니다.

  • 특이한 기록을 모아놓은 책이 없다 (문제)
  • 펍 (그것도 아일랜드의 펍!!)에서 사람들은 이런 저런 사실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해 매일같이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 그리고 기네스는 펍의 핵심인 맥주를 파는 회사다.

다른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기네스북은 콘텐츠 마케팅에서 스윗 스팟을 찾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스윗 스팟을 찾아낸 후에는 별 것 아닌 듯하지만, 실제로 스윗 스팟을 규명하는 데는 좋은 프로세스와 리서치가 필요합니다.

밸러스트아이앤씨 역시 콘텐츠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이 부분에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거절하거나 중단하는 일도 꽤 많습니다.

고객의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마케팅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인식이 희미하면 전략에서부터 노이즈가 많이 생기고, 제대로 된 계획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제작과 배포

기네스는 발견한 영역에서 최고가 될만한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기록광으로 널리 알려진 옥스퍼드 대학 출신의 맥위터 쌍둥이 형제를 초대하여 (…)의뢰하였다. (…) 1년 동안의 기록 조사 과정을 거친 후 1955년 8월 27일 마침내 세계 최초의 기네스 북이 탄생했다. 198 페이지의 호화 양장본으로 영국 및 세계 최고 기록을 실었으며 사진과 그림이 곁들여졌다.”

그런데 위키피디아의 설명을 자세히 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1951년부터 1955년 사이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공식 설명이 빠뜨린 것

공식 페이지나 위키피디아는 현재 서점에서 판매하는 기네스북에 대한 내용입니다. 따라서 과정에 공백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기네스북을 착안한 1951년에서 본격적인 출판에 착수한 1954년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1951년에서 1954년 사이에도 기네스북은 제작되었습니다. 정식 출판 이전의 첫 기네스북은 1,000부가 제작되었고, 인기를 끌었습니다. 소위 ‘파일럿’을 만든 것입니다. 기네스는 당시 그냥 돈이 많거나 세계 기록에 관심이 많아서 호화 양장본을 만들었던 것이 아닙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위해 제작하던 콘텐츠를 직접 팔아 수익화 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는 초기 기네스북은 어디에서 누가 보았을까요? 네. 펍에서 펍 고객들이 즐겨 보았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번화가 일부 카페들에 있는 무가지처럼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펍에 모인 사람들이 초기 기네스 기록을 들고 내기를 해가며 시간을 보냈을 것입니다. 이후의 기네스 세계기록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휴 비버 경, 최초의 기네스북 양장본, 맥훠터 형제, 노리스 맥훠터 (출처: 기네스 세계기록 웹사이트)(왼쪽부터) 휴 비버 경, 최초의 기네스북 양장본, 맥훠터 형제, 노리스 맥훠터 (출처: 기네스 세계기록 웹사이트)

 

결과

기네스 세계 기록은 누적 1억부가 판매되었습니다. 이는 정기간행물 중 세계 최다 판매 기록이기도 합니다 (기네스북에 기네스북이 올라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옛날에 많이 팔리다 지금은 시들한지 궁금하여 최근 판매 현황을 보았더니, 2016년에도 250만부를 팔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의미

기네스의 휴 비버 경은 처음에 기네스 맥주 판매를 위해 기네스북을 만들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이 사업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후에 본격적으로 기네스북을 사업화한 점도 주목할만합니다. 기네스북이 주는 의미를 간단히 요약하면, ‘브랜드의 콘텐츠가 마케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직접적인 수익 동력이 된다.’ 입니다.

비슷한 예로 많이 드는 사례는 레드불입니다. 레드불은 ‘레드 불 미디어 하우스’ 라는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익스트림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어 전 세계 주요 언론에 판매합니다. 레드불 미디어 하우스 로고레드불 미디어 하우스 로고

레드불이나 기네스 모두 매체사처럼 콘텐츠를 생산하여 매출을 내고 성장한 사례입니다. 또한 마케팅을 비용이 아니라 수익동력으로 전환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마케팅은 B2B의 영역이라는 통념과 달리, B2C 영역, 그 중 가장 캐주얼한 음료에서 콘텐츠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좋은 사례를 남겼습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이슈화하고 큰 틀을 제시한 기업이 코카콜라 임을 떠올리면, 콘텐츠 마케팅이 B2B에 가깝다는 주장은 참 무색해집니다.

 

기네스 콘텐츠 마케팅 요약과 의미

기네스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작은 전략에서. 전략은 오디언스 이해에서 출발.
  • 전략이 확실하면 퀄리티 콘텐츠에 집중할 것.
  • 파일럿이 중요하다.
  • 그리고 꾸준히 할 것.

그리고 2017년 한국의 상황에서 제가 생각하는 기네스 콘텐츠 마케팅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실 같은 말을 매번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저도 좀 지겹습니다.)

때깔 좋고 임원들이 마음에 들어하는 바이럴 영상 한 두개가 뜬다고 해서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그나마 바이럴이나 SNS에서 화제가 되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해당 브랜드들의 마케팅 자산이 있거나, 다른 식의 비용 투입을 병행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 좋아요나 조회수는 생각보다 의미가 적습니다. 예산을 만들어내거나 일을 한 것처럼 보이기는 물론 이런 지표들이 중요할 것입니다.

 

더 궁금한 콘텐츠 마케팅 사례가 있으신가요?

이번에는 조금 옛날 사례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60년도 더 된 얘기를 꺼낸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 콘텐츠 마케팅은 유행과 별 상관이 없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100년 전에도 효과가 좋았고, 디지털 미디어 시대가 되면서 전 세계의 주요 회사들이 해마다 예산을 늘릴만큼 중요하게 다룹니다.
  • 콘텐츠 마케팅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실행할수록 효과가 배가되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투자에서 장기 투자가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과 비슷합니다(feat. 워런 버핏). 투자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과 콘텐츠 마케팅에서 전략을 잘 잡아야 하는 점까지도 비슷합니다.

혹시 특정 분야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잘 하는 기업의 사례가 궁금하신가요? 아니면 “이런 회사는 콘텐츠 마케팅을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걸까?” 라는 질문이 있으신가요? 독자들이 원하는 내용을 알려드리기 위해, 제안을 받습니다. 아래 댓글이나 문의로 제안을 주시면 저희가 알아보고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