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마케팅에 신경써야 할 이유

제가 신뢰하는 인물들 대부분은 책을 고르거나 어떤 이론에 대해 판단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이냐 는 질문에 ‘오래된 것을 고른다’고 답합니다 (물론 이들은 이미 죽었거나, 실제로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탄탄하고 좋은 생각은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단 생각뿐만은 아닙니다. 오래되었는데도 지금까지 남아 있고 활발하게 쓰이는 것들은 대부분 좋은 것들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의 한 수단인 이메일 마케팅도 시간을 이기는 힘을 가진 수단입니다. 이메일은 30년이 넘은 채널입니다. 그리고 이메일 마케팅은 디지털 마케팅 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기 한참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은 제가 생각하기에 디지털 마케팅 수단 중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효율도 높은 채널입니다. 디지털마케팅의 급격한 성장에는 검색광고와, 온라인 광고, 소셜미디어가 있었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은 디지털 마케팅의 성장에서 한 번도 주요한 채널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마케팅은 잘 하는 회사들은 언제나 이메일을 고효율 마케팅 채널로 잘 활용해왔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의 장점

제가 생각하는 이메일의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의 장점을 얘기할 때 소셜 미디어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도달율

현재 기업 소셜 미디어 채널의 도달률은 광고를 하지 않을 경우 1%정도입니다. 이메일의 도달률은 100%입니다.

관련성

이메일 마케팅은 소셜미디어보다 관련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최초에 구독을 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입니다. 이메일 구독은 페이스북의 페이지 좋아요 나 인스타그램의 팔로우 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의사표현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팔로우하는 사람 수/채널 수 와 이메일 구독을 하는 채널 수만 비교해도 쉽게 드러납니다. 물론 이 관련성은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통해 이메일 구독 신청을 받고 이메일 마케팅을 하는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어설프게 모은 이메일 리스트는 인게이지먼트와 전환율이 다른 채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메일 주소를 모아서 이메일 마케팅을 하면 성과도 당연히 나쁩니다.

덧. 웹사이트 상 이메일 구독 팝업도 비슷합니다. 이것은 분명히 효과가 있는 방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나쁜 practice 라고 생각합니다. 밸러스트아이앤씨도 초기에는 이메일 구독 팝업에 대한 고민을 해봤습니다. 구독자가 천천히 늘더라도 팝업 등으로 잠재고객과 독자에게 노이즈를 주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A/B 테스트를 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지금 밸러스트 뉴스레터는 오픈율이 50% 입니다. 보통 마케팅 채널은 규모가 커지면 인게이지먼트 비율이 떨어지는데, 밸러스트 뉴스레터는 구독자가 10명일 때나 지금이나 인게이지먼트 비율이 동일합니다.

데이터

소셜 미디어의 문제이자 장점은 데이터를 소유하고, 이에 따른 주도권을 갖고있다는 점입니다. 위의 도달률과도 연관 있는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콘텐츠를 누구에게 보여줄지는 페이스북이 결정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 보여줬는지도 페이스북만이 정확히 압니다. 마케팅에서 데이터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불완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자체가 큰 흠결입니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 채널로 이용하는 순간 일정부분은 불리함을 안고 시작하게 됩니다.

이메일 마케팅과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ROI

위에서 말한 장점은 마케팅 ROI로 환산됩니다. 이메일 마케팅은 근본적으로 ROI가 높습니다. 소셜미디어와 이메일의 일반적인 수치를 갖고 ROI를 비교해보겠습니다. 많은 것을 단순화,생략했습니다. 전환당 수익은 100원으로 가정합니다.

이메일

  1. 도달률 99%
  2. 도달 당 비용 1원
  3. 전환 비율 10%
  4. 전환 수익 100원
  5. 1000명 도달 비용 : 1000명 x 1원(도달당 비용)x 99% = 990원
  6. 전환한 사람 수 : 100명
  7. 전환 수익 : 10000원
  8. 이익(수익-비용) = 9010원
  9. ROI(이익/비용) : 약 1000%

소셜 미디어

  1. 도달률 1%
  2. 도달 당 비용 10원: 도달률이 낮기 때문에 광고비 지출
  3. 전환 비율 5%
  4. 전환수익 100원
  5. 1000명 도달비용 1000명x 10원(도달 당 비용) = 10,000원
  6. 전환한 사람 수 : 50명
  7. 전환 수익 : 500원
  8. 이익(수익- 비용) = -9500 원
  9. ROI : -95%

소셜 미디어에 좀 가혹한 결과지만, 소셜미디어에도 매우 관대한 조건을 부여했을 때 나온 결과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 ROI가 나오려면 전환당 수익이 높거나, 도달 비용이 낮으면 됩니다. 소위 바이럴럴 타거나 잘 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형태가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소셜 미디어가 나쁜 채널만은 아닙니다.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면 그 인지도를 통해 도달비용을 낮추고 전환과 인게이지먼트 비율도 높아집니다.

사례: 이메일 마케팅으로 일군 사업

이메일 마케팅은 오디언스를 모으고 소통하기 매우 좋은 수단이며 ROI가 높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은 물론, 이메일 마케팅이 비즈니스의 핵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고도원 씨가 2001년 몇몇 친구들에게 독서노트를 바탕으로 한 편지를 보내주면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웹사이트

현재 아침편지의 구독자는 350만 명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 개념은 ‘오디언스가 있으면 무슨 비즈니스든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침편지는 전형적이고 완벽한 사례입니다. 현재 고도원의 아침편지는 여행, 기업교육, 중장년 교육, 체험학습, 식품 사업을 함께 운영합니다. 이 모든 매출을 합치면 연 100억원-200억원 사이로 추정하며, 순이익률도 30%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순이익이 높은 이유 중 큰 부분이 마케팅 일 것입니다. 아침편지에 연계된 비즈니스들은 고도원의 아침편지 를 통해 마케팅과 광고비, 영업비용 지출을 최소화하고도 프로그램 참가 신청, 제품 구입, 후원을 받을 것 같습니다.

Hiut

Hiut은 웨일즈의 청바지 회사입니다.

Hiut의 웹사이트

광고업계에서 일했던 설립자 데이비드 하야트는 마케팅 활동의 중심을 이메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Hiut을 글로벌 패셔니스타들이 사랑하는 청바지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Hiut은 부티크 브랜드여서 매출이 크진 않고 수십억 단위입니다.(리바이스 같은 브랜드에서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11분이 걸릴 때 Hiut은 1시간 10분이 걸립니다.) 장인정신으로 청바지를 만들어서 규모의 한계는 있지만, Hiut 역시 마케팅비용이 적게 들고 이익률이 높습니다. Hiut은 매주 Hiut의 구성원들이 재밌고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패션 정보들을 모아 이메일로 보냅니다. 심지어 뉴스레터에는 Hiut 얘기가 없습니다. Hieatt는 한 인터뷰에서 “이메일 구독자 1,000명과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팔로워 100,000명 중 선택해야 한다면 저는 무조건 이메일 구독자 1,000명을 선택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물론 Hiut은 소셜미디어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합니다. )

이메일 마케팅의 전제조건

이렇게 ROI가 높고 효과가 좋은 이메일 마케팅 은 국내에서 홀대받고 저평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도 매우 쉽고 명확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이메일 마케팅을 제대로 할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어떻게 갖춰야 할지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메일 뉴스레터를 구성할만한 콘텐츠

그렇다고 대단한 역량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메일 마케팅을 위해서는 이메일을 꾸준히 보낼만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는 광고여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회사나 브랜드에 있었던 일이나 소식을 나열해서도 안 됩니다. 사옥 이전이나 신규 수주에는 아무도 관심 없습니다. 이메일 마케팅을 잘 하려면 마케팅과 콘텐츠에 대한 관점을 달리 해야 합니다. 하지만 밸러스트에서 여러 회사의 마케팅을 검토하고 참여해본 지난 몇 년의 경험 상, 회사 전체가 이 관점을 바꾸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아 보입니다. 조금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지만 경영진, 마케팅 팀을 포함한 전체 구성원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체로서의 뉴스레터

이메일은 오래 갑니다. 광고는 한 번 클릭하고 창을 닫으면 끝입니다. 남의 소셜 미디어 콘텐츠도 옛날 것을 찾아보는 일은 잘 없습니다. 이메일은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경을 가리지 않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스마트폰에서 볼 때만 제대로 보이지만, 이메일은 데스크탑, 랩탑, 스마트폰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메일 클라이언트나 서비스들의 검색 기능의 덕도 많이 봅니다. 이런 점에서 이메일 뉴스레터는 잡지구독과 비슷합니다. 이메일 마케팅을 잘 하려면 좋은 잡지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구독자들이 자주 손에 쥐고, 과월호도 찾아보는 잡지처럼 이메일 마케팅을 한다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올라갑니다.

데이터 수집, 분석, 반영 프로세스

모든 마케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이지만, 마지막으로는 데이터 수집, 분석, 처리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이유는 더 좋은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잘 하면 여러 구독자 층에 맞는 이메일을 보내거나, 인게이지먼트를 더 높이는 콘텐츠, 발송 방식 등을 찾아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콘텐츠와 데이터의 관계에 대한 글

이메일+마케팅

이메일은 아주 높은 마케팅 ROI를 낼 수 있는 수단입니다. 많은 조직에게 아주 가깝고 쉽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채널입니다. 마케팅과 콘텐츠를 광고로 접근하지만 않고, 오디언스 입장에서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메일 마케팅이 크게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