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성과 측정 개념 설정이 필요한 이유

어떤 조직이건, 의사결정에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케팅은 매출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따라서 마케팅 계획, 예산 설정, 분배에서 올바른 접근과 탄탄한 사고가 중요합니다.

조직에서는 여러 사람이 마케팅 예산 사용의 정당성을 검토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서 흔히 비용과 효과의 비율을 갖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객관적이고 정확해 보이는 지표들도 누가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용도와 효과가 천차만별입니다. 좋은 칼이 있으면 요리가 더 잘 되지만, 제일 좋은 칼을 갖고 있다고 최고의 셰프가 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장, 디지털 광고 플랫폼의 보편화와 함께 광고와 마케팅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 개념은 보편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조직에서는 키워드나 퍼포먼스 마케팅 대행사가 성의 없이 던져주는 데이터와 지표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마케팅 성과 측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개념들을 소개하고 의미를 따져봅니다. 이를 통해 많은 조직들의 목적인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마케팅 성과 측정과 예산 분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마케팅 목표 설정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합니다.

 

ROAS : 키워드, 광고 업자의 지표. 비용 개념 접근

ROAS 는 Return On Ad Spend 의 약자입니다. 우리말로는, 광고비 지출에 대한 수익입니다. 주의해야할 점은 여기에서 수익은 이윤이 아니라 매출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ROAS는 단순히 특정 매체나 채널에 지출한 광고비를 통해 얼만큼 직접 매출이 생겼는지만을 알려줍니다.

ROAS의 개념도 – 마케팅과 사업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을 표현합니다

 

ROAS로 알 수 있는 것

ROAS는 검색광고나 소셜미디어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고 비교하는 데 유용합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페이지가 있고 이것을 소셜미디어나 검색엔진에 광고한다고 가정해보세요. 같은 광고를 네이버/구글/다음에, 또는 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 플랫폼, 혹은 홍보 매체(기사, 홍보성 외부 블로그) 등에 올렸을 때 채널마다 비용이 다릅니다(여기서 다룰 내용은 아니지만 이 비용은 각 채널과 이용자 특성, 경쟁상황, 채널과 광고의 fit 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리고 채널별로 유입된 잠재고객들이 페이지 콘텐츠에 반응하는 양태가 뚜렷이 차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ROAS를 통해서는 현재 판매 페이지와 광고가 어떤 채널에서 제일 효과가 좋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마케팅을 위한 의사결정에서 중요합니다. 광고비 지출 효율은 마케팅을 위한 여러 의사결정 중 작은 부분일뿐입니다. 특히 고객들의 광고회피 경향이 날로 심해지는 현재는 광고 = 마케팅의 등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물론 광고업계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은 이 등식이 성립하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현실과 업계 행태의 괴리는 날로 커져가며, 누군가는 이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지금은 소비자와 광고주들이 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ROAS가 알려주지 않는 것

ROAS를 이루는 요소는 매출과 광고비 뿐입니다. 따라서 ROAS만을 갖고는 마케팅 전체의 효과와 효율에 대해 파악할 수 없습니다. 사업의 이익과 성장을 매출과 광고비로만 표현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단순 광고비 외에 콘텐츠 제작 비용, 마케팅을 위해 지출하는 다양한 비용과 인건비도 고려해야 합니다. 또 광고로 연결한 제품의 원가와 마진도 생각해야 합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이유가 다른 목표와 연결되어 있다면 표면적인 수익성이 중요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ROAS는 이런 여러 가지 것에 대해 어떤 데이터도 제공해주지 않습니다.

 

ROI : 개별 프로젝트 관리자의 지표. 투자 개념 접근

ROAS와 함께 많이 사용하는 개념은 ROI입니다. ROI는 Return On Investment 의 약자입니다. ROI는 널리 쓰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사람마다 갖고 있는 개념이 다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ROI는 투자비용 대비 이윤 입니다(매출이 아니라 이윤입니다).

ROI 개념도 – 데이터도 더 많이 필요하고 고려할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잘 활용하면 좋은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ROI의 장점: 조금 더 정교한 측정과 데이터 수집

ROAS의 한계가 곧 ROI의 장점이 됩니다. 이윤 개념이 들어가면, ROAS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 비용 문제가 함께 등장합니다. 이 자체로 ROI에 대해 생각해보는 우리는 여러가지 요소에 대해 고려하고,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게 됩니다. 데이터에 기반하여 마케팅 활동에 대해 판단하고 평가하면서 더 현명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관성적으로 쓰던 광고비의 일부를 떼어, 당장은 매출에 영향이 미미하지만 더 장기적이고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에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존 고객을 위한 뉴스레터 메일 콘텐츠 예산으로 쓰거나, 8쪽짜리 간단한 만들어 제품과 함께 발송할 수도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 : 마케팅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

말의 힘은 사실 놀랍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의 마지막 문장을 인용해보겠습니다.

(라틴어)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영어)Yesterday’s rose endures in its name; we hold empty names.

(한국어)지난 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우리말 번역에서는 이름의 덧없음이 강조되는 듯하지만, 에코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가 이 덧없는 이름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는 것입니다.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인류는 항상 이 덧없는 이름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쏟고, 돈도 쓰고, 목숨을 바치며, 살인도 저지릅니다. 이것이 인간이 인간인 이유이기도 하고요.

ROAS와 ROI의 차이도 Spend 와 Investment 하나에서 관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ROAS의 Spend 는 단순 비용 지출의 개념이지만, ROI의 Investment 는 마케팅을 투자로 보는 개념입니다. 많은 회사에서 마케팅을 단순 비용지출로 생각하지만, 마케팅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레드불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 언론사에 판매하고, 크라프트에서 레시피 웹사이트를 만들어 사람들의 식생활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듯이요.

물론 현실에서 이 정도의 투자 개념을 적용하여 마케팅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은 적은 것 같습니다. 단순히 광고비에 다른 부대 비용 정도를 고려한 수입-지출 개념으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ROI의 현실적 한계 1: 칸막이 시스템(부분의 합은 전체가 아니다)

마케팅 조직에서 ROI를 다룰 때 대부분 프로젝트 기반으로 ROI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맹점이 있습니다. 좋은 재료만 잔뜩 넣었다고 음식이 맛있는 것은 아니고, 좋은 부품을 모아놓았다고 좋은 기계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훌륭한 제품들은 대부분 원가가 비싸고 재료나 부품이 비싸기만 하지 않습니다. 용도에 맞고(문제해결), 작동 방식이 조화를 이루며(프로세스 최적화),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 때문입니다(UX, 부가가치).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 마케팅 활동의 ROI는 높지 않지만 전체적인 성과는 매우 큰 사례들이 많습니다. 물론 콘텐츠 마케팅도 이런 접근이 구체화된 것입니다.

세부 프로젝트의 ROI만을 믿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ROI 개념을 근시안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현상은 현대 조직의 칸막이 시스템이 가진 한계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사업 목표와 이를 위한 활동과 마케팅 부서의 활동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케팅은 돈 쓰는 부서’라는 인식도 이 괴리에 한 몫을 차지합니다.

 

ROI의 현실적 한계 2: 칸막이 시스템과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

조직 내 의사결정 방식이 문제일 때도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조직들이 데이터에 근거하여 구성원끼리 의견을 나누고 더 나은 방향을 도출하는 대신 임원이나 대표, 오너의 감으로 많은 것들을 결정합니다. 여기에 사내 정치문제까지 들어가면 일이 더 복잡해집니다. 게다가 이런 이상한 의사결정 이후에 억지로 데이터를 보충해야 하거나, 불가능한 목표치를 억지로 맞춰야 하는 부조리도 만연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현실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ROI 개념을 제대로 적용하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좀 더 정확하고 현실적인 자료로,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마케팅 활동을 바라보고 마케팅 계획을 세운다면 더 좋은 성과는 자연히 따라옵니다.

 

ROO : 경영자와 현명한 관리자의 지표. 통합적 접근

ROO는 에픽 콘텐츠 마케팅에서 소개한 개념으로, Return On Objective 의 약자입니다. 사업목표와 마케팅 목표에 따라 마케팅 활동을 정하고 여기에서 이익과 비용을 구성하는 항목에 대해 따져본다는 의미입니다.

책을 읽어보면 드러나지만, 그냥 ROI를 다르게 표현한 것입니다. 말장난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말장난이 생각을 확장해주기도 합니다.

 

마케팅 목표: Thinking out of the box

마케팅 목표를 제대로 설정한다면 목표 중심으로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하게 됩니다. 더 많은 구성원들이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의 맥락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려워 보이는 일들을 쉽게 나누어 해결해가면서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앞서 언급한 ROAS만으로 일을 해야 한다면, ‘네이버에 키워드 광고를 할까? 파워 콘텐츠 광고상품을 사야 하나? 블로거 마케팅을 해야하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잘 나가던데’ 수준의 사고와 선택에 머무르게 됩니다. 문제는 경쟁사들도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행동을 한다는 점입니다. 경쟁사 중 하나가 어떤 이유에서 광고비 예산을 늘리면, 울며 겨자먹기로 그만큼 광고비 예산을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 뒤에서는 이런 구조를 만든 미디어, 플랫폼, 광고업자들은 눈 먼 돈을 벌며 미소를 짓습니다.

마케팅 목표 중심으로 현안을 바라보면 이렇게 끌려다니고 놀아나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집니다.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지금 고객 수를 늘려야 하나, 고객의 LTV를 늘려야 하나, 원가를 줄여야 하나, 판매관리비를 줄여야 하나?’ 같은 문제부터 고민해보세요. 그리고 이에 맞춰서 목표를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 한 명을 유치하기 위한 비용은 너무 비싸고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결론이 나면 ‘사업 자체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속 가능성에만 집중하거나,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활동에 대해 고민하거나, 경쟁 구도 속에서 취해야 할 활동’ 등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서 접근해야 할 고객층과 마케팅 활동을 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특정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행사나 할인 프로모션일 수도 있고, 콘텐츠 제작과 배포일 수도 있고, 고객 유지 프로그램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 다양한 지표와 성과 측정 방식을 고민한다면 무엇을 해도 경쟁사보다 잘할 확률이 높습니다.

 

마케팅 목표 중심 활동: 칸막이 시스템과 불투명한 의사결정의 보완책

위에서 현대 한국의 기업 시스템에 대해 잠깐 얘기했지만, 이런 것들이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업 목표와 마케팅 목표를 조직 전체가 함께 공유하고 이에 맞춰 활동하기 위해 누군가는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권이 강한 사람이 하는 것이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조직 내에서의 입김이나 힘과 관계 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권한 한도 내에서 시도해볼만한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밸러스트 인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은 한가지의 공통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해당 주제에 대해 누군가는 가질 궁금증을 하나라도 해결해보자’ 입니다. 이에 맞춰 여태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며 마칩니다.

 

마케팅 성과 측정 주요 지표인 ROAS, ROI, ROO의 정의

  • ROAS : 특정 채널 광고비 지출 대비 이 광고비를 통해 일어난 매출  
  • ROI : 특정 (마케팅) 활동에 대한 전체 비용지출 대비 이를 통해 일어난 이익. ROAS와 비교하면 투자 개념이 더해지며, 다소 복잡하지만 섬세한 성과측정 지표  
  • ROO : ROI와 본질적으로 같음. 하지만 전체 사업 목표와 마케팅 목표를 생각하고 이에 맞춰 사업내용, 지출과 성과를 고려하려는 시도

 

마케팅 목표 중심의 성과 측정이 중요한 이유

  • 제대로 된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잘 공유하면 더 어렵고 많은 일을 쉽게 성취할 수 있다.  
  • 목표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마케팅의 선택지가 넓어지며, 광고 업자와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 마케팅 목표는 데이터 중심, 합리적/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