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하게 살펴보는 마케팅과 광고집행의 변화 : 2000~2018

디지털 마케팅은 현재 마케팅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과 20년 만에 급속히 벌어진 일입니다. 20년 전을 생각해보면, TV, 신문을 포함한 인쇄매체, 라디오, 옥외매체뿐이었습니다.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광고의 채널이 늘어나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따라옵니다. 몇 가지를 간략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개별 광고비 급감
  • 광고주 증가
  • 광고 수 증가
  • 광고 집행의 정밀함과 명목적 투명성 증가
  • 광고 시장의 증가

이 모든 것은 페이스북과 구글의 성장과 주가가 대변해줍니다.

페이스북의 2017년 매출은 400억 달러(한화 약 40조원),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한화 약 600조원)입니다.

페이스북 매출-이익 추이

(그림: 페이스북 매출-이익 추이)

구글의 2017년 매출은 1,000억달러(한화 약 100조원) 에 이르며 시가총액은 8,000달러(한화 약 800조원) 입니다.

구글 매출 추이

(그림: 구글 매출 추이)

두 회사 모두 20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광고시장의 주요 플랫폼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전체의 일부일뿐입니다. 수많은 매체와 광고 방식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에따라 광고와 마케팅 집행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의 변화

역사 연구 방식 중에는 미시사 연구가 있습니다. 국가 체제나 통치자, 전쟁의 기록 등을 통한 자료를 연구하는 것 외에, 사료에는 잘 남아 있지 않거나 주목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통해 당시 사회의 모습과 문화에 대해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광고 산업의 규모, 디지털 마케팅의 성장,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의 등장이 공식적인 역사라고 한다면, 이런 광고와 마케팅을 실제로 접하는 사람들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되었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접하는 채널이 많아지고, 광고가 많아지고, 모두가 광고를 올리는 상황에서 광고를 보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갖게 될까요?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집중력을 고려하면 답은 간단합니다. 광고를 더 안 보고, 더 싫어하게 됩니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20년 전에 비해 너무 많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이 더 보게 될지도 모르고, 영향을 더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개별 광고에 대한 집중도나 인게이지먼트를 따져보면 훨씬 낮을 것입니다.당연히 광고 자체의 신뢰도도 낮아집니다.

 

불신의 시대를 만든 인지, 고려, 전환의 환경 변화

광고와 마케팅의 변수는 세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구매과정과 같은데 인지, 고려, 전환 입니다.

과거에는 매체 광고를 집행할 수만 있었다면, 소수의 집중된 채널에 사람들의 이목이 모였기 때문에 인지도를 확보하기 쉬웠습니다. 매체에 대한 집중도도 높았기 때문에 고려, 즉 인게이지먼트도 높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다른 매체나 활동의 경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TV를 보면서 검색도 하고 게임도 하고, 그러다가 소셜 미디어도 들여다보는 것이 당연하지만, 20년 전에는 불가능했습니다. 처음에 재미 없는 이야기도 반 이상 듣고 보면 빠져들듯, 혹은 어려운 협상이나 논의에서 상대방을 테이블에 앉혀놓기만 해도 합의를 도출할 확률이 높아지듯, 예전의 광고는 세뇌와 각인을 더 강하게 할 환경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인지, 고려, 전환이라는 변수들의 현재 상황을 과거와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먼저 인지 면에서, 아무리 작은 예산으로도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상황은 되었습니다. 개인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똑같이 검색엔진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에 원하는 메시지를 띄우고 노출합니다. 하지만 인지도 구축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우선 너도 나도 비슷하게 소액으로 광고를 집행하면서 인지도 경쟁은 더욱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메시지 노출의 최대 변수는 광고집행비용입니다. 광고비를 쏟아붓는데 노출을 안 시켜주는 채널은 없습니다.

고려나 전환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입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혹은 인터넷 전반에 올라오는 메시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는 더 관심 가는 것들만 선택하여 보게 됩니다. 선택받지 않은 것들은 일단 노출과 인지는 되었을지 몰라도 잡음에 불과합니다. 밸러스트아이앤씨가 ‘관련성(relevance)’에 대해 강조하는 배경이 이것입니다. 관련성이 있는 메시지만 관심을 끌고 전환을 유도합니다.

 

현재 브랜드 소셜미디어 (SNS) 의 모습 – 호리병의 음식을 먹는 여우

문제는 시대가 변했지만 우리의 마케팅 메시지 제작과 배포 형태가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안 맞는 옷을 입거나, 못 먹는 음식을 붙들고 있는 우화들이 생각납니다.

현재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 여우와 호리병

(그림 :현재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 여우와 호리병)

단순 홍보성 광고의 힘은 눈에 띄게 약해지지만, 여기에서 탈피하지는 못합니다.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소셜 광고판이 아닙니다. 그러나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를 광고판처럼 사용합니다. 물론 광고와 홍보성 메시지가 절대적 수익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내적 모순도 이에 한 몫합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광고를 집행하는 많은 주체들은 몇 가지 중요한 사안에 대해 무시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홍보성 콘텐츠와 비홍보성 콘텐츠의 구분과 그 비율에 대해 크게 고려하지 않는 점입니다. 이에따라 홍보성 콘텐츠를 지나치게 많이 제작-배포하고, 여기에서 생기는 모든 문제와 결함을 광고비로 때우려고 합니다. 광고비로 때울만큼의 예산이 없으면 꼼수에 집착하거나 이 채널 저 채널을 찾아 떠돕니다.

이런 문제인식은 많은 브랜드들이 이미 갖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홍보성이 아닌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습니다. 따라서 광고가 아닌 콘텐츠를 잘 못 만들고, 그저 그런 결과물만 쏟아냅니다. 이에따라 (잠재)고객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합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히 말하면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렵고 중요하다는 일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아서 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고객의 생각과 취향에 부응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고민도 많이하고, 때로는 이런 프로세스를 위해 예산과 시간을 많이 투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프로세스를 선뜻 시작하고 진행할 용기가 많은 경영자와 담당자에게 부족하다고 봅니다.

 

광고 불신 시대의 소셜 미디어:커뮤니티가 되자

여태까지 이야기한 것을 정리하면

  1. 광고 매체가 많아지면서 광고나 홍보성 메시지 자체의 힘은 떨어지게 되었다.
  2. 특정 매체에 메시지를 올리기만 한다고 효과가 나지도 않는다.
  3.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이 변화에 대응하는 마케팅을 하지 못한다.
  4. 특히 디지털에서 주요한 매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

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요? 광고가 안 통하는 시대에는 더이상 광고를 하지 말거나, 다른 형식의 광고를 해야 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홍보 메시지 중심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이 방법입니다.

기업들은 소셜 미디어를 홍보성 메시지 저장소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소셜 미디어 채널이 고객의 관심사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커뮤니티가 되어야 합니다. 커뮤니티는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모으고 붙잡는 데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국내나 세계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가장 많은 방문자와 체류 시간을 자랑합니다.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방문자 순위는 구글, 유튜브에 이어 3위입니다. 페이스북보다 방문자가 더 많습니다. 체류시간은 압도적입니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의 체류시간이 10분 미만인 데 반해 레딧의 체류시간은 15분이 넘습니다.

국내도 제가 갖고 있는 자료는 없지만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나 네이버 카페 등의 커뮤니티는 방문도 많고 체류시간이 길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소셜 미디어라는 플랫폼도 우리가 누군가와 유대감을 강화하고 소통하고 싶은 욕망을 잘 채워주는 기능을 하는 매체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네트워크는 대부분 좋아하는 사람, 친한 사람, 소식을 계속해서 알고 싶은 사람과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 안에서 정보와 감정을 주고 받는 것이 소셜 미디어의 전부입니다. 기업의 소셜 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 소셜 미디어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 기업과의 유대감 혹은 그 기업에서 내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공감이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팔로잉 이벤트를 통해, 혹은 정확히 알기 힘든 이상한 방식을 통해, 아니면 가짜 계정을 동원하여 팔로우를 늘리고 노출을 늘리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숫자를 뻥튀기하는 것 외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채널 각각은 특정한 문제, 특정한 제품, 혹은 특정 브랜드의 가치에 관한 커뮤니티가 될 때 고객의 이목을 모으고 관심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것이 이루어지면 광고와 홍보는 훨씬 쉬워집니다. 관련성(relevance)이 높은 메시지를 받는 고객은 인게이지먼트가 높습니다.인게이지먼트가 높은 고객은 전환도 더 잘 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팅 관점에서의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의 경험상 퍼포먼스는 지표에 따라 10배, 수십 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광고 메시지의 클릭률이 0%대에서 높아야 2~3% 라면 잘 만든 콘텐츠의 클릭률은 30~40%가 되기도 합니다. 플랫폼, 채널, 메시지 등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홍보성 콘텐츠와 커뮤니티 관점에서 만들고 배포한 콘텐츠의 퍼포먼스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브랜드가 커뮤니티가 되는 사례

 

현대자동차 팬파크 캠페인

현대자동차의 팬파크 캠페인은 이상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브랜드와 커뮤니티의 접점을 잘 보여줍니다. 월드컵 응원이라는 테마 아래에서 개개인의 세세한 관심사를 다시 발견하고 이에 맞춰 사람들끼리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켐페인이자 이벤트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 팬파크 웹사이트

물론 한계도 명확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해온 관련성 이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 국내 점유율 1위의 자동차 기업이 왜 월드컵 응원 이라는 커뮤니티와의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이 캠페인을 현대자동차가 아니라 삼성전자나 LG전자가 했다면 어떨까요? 롯데나 신세계 같은 유통기업이 했다면 어떨까요? 누가 해도 비슷했고 그저 그런 정당성은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캠페인 주체인 현대자동차만의 뚜렷한 개성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블룸버그 터미널 트위터

블룸버그 터미널은 금융과 경제 관련한 전세계의 뉴스와 데이터를 얻고 가공하는 서비스입니다. 1년 이용료가 이용자 한 명 당 20,000달러 이상이지만, 금융투자와 관련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있기 때문에 업계의 필수품 같은 서비스입니다. 국내에서는 직원 한 명의 연봉과 비슷하다고 ‘블대리’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그림: 블룸버그 터미널로 지도 위에 데이터를 표시한 모습 - 트위터)

블룸버그 터미널의 트위터 계정은 블룸버그 터미널 이용자와 잠재고객을 위한 커뮤니티 역할을 잘 이해하고 훌륭히 수행합니다. 블룸버그 터미널의 트위터 콘텐츠는 크게 가지 유형입니다.

  • 세계 경제 뉴스 공유 – 블룸버그 기사 혹은 터미널 데이터 사용
  • 블룸버그 터미널 이용자의 콘텐츠 공유 – 터미널을 이용하여 흥미로운 데이터와 내용을 보여주는 트윗들을 리트윗
  • 블룸버그 터미널의 유용하고 신기한 기능 – 블룸버그 터미널의 다양한 기능을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중요한 위치들을 지도에 표시한다거나, 월드컵 개막에 맞춰 승자 예측표를 작성하는 기능을 보여줍니다.

블룸버그 터미널의 트위터를 팔로우한다면, 경제와 금융에 대한 최신 소식과 데이터 풍부하게 접하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에 대해 블룸버그 터미널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얻게 됩니다. 블룸버그 터미널 채널은 유용하고 재미있는 소셜 미디어 친구의 역할을 하며, 블룸버그 터미널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게 합니다. 때때로 블룸버그 터미널을 통해 만든 흥미로운 데이터나 자료가 많이 공유되면서 인지도를 쌓는 역할도 합니다. 그리고 업계의 유명인사들도 블룸버그 터미널을 꾸준히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권위를 쌓아갑니다.

블룸버그 터미널의 트위터 팔로워는 50,000명 남짓이며, 화제가 되지 않는 개별 포스트가 공유되는 숫자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블룸버그 터미널-터미널을 현재 이용하는 전문가-금융, 경제 뉴스와 데이터에 관심 많은 잠재고객은 느슨하지만 질긴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습니다. 300,000명 정도의 블룸버그 이용자 중 꽤 많은 숫자가 블룸버그 터미널과 소셜 미디어에서 어떻게든 관련을 갖고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는 효과가 생깁니다.

커뮤니티 같은 소셜 미디어 채널을 만드는 전략 – 멀리서 찾지 마세요

소셜 미디어 채널을 커뮤니티처럼 만드는 방법은 어찌보면 간단합니다. 첫째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해당 플랫폼에서 어떤 광고 상품을 판매하는지, 이것을 어떻게 하면 더 정교하게 오퍼레이팅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조금 덜 쓰는 것이 낫습니다. 그리고 해당 소셜 미디어를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좀 더 근본적으로 생각하고 이에 맞춰 운영하면 좋습니다.

둘째는 고객이 브랜드에서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사실 많은 경우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콘텐츠는 할인이나 이벤트 정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처음부터 조금 잘못된 관계입니다. 할인이나 이벤트로만 고객과 관계를 맺는 것이나 광고/홍보성 콘텐츠 두 가지만 해왔기 때문에 다른 관계를 생각할 겨를이 없던 것입니다.

분명히 고객과 브랜드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나 공동으로 바라보는 문제와 해결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없다면 기업활동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존재합니다. 이 공통분모를 찾아 커뮤니케이션의 토대를 만들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로 소셜 미디어 전략입니다. ‘고객은 우리의 무엇을 좋아해서 고객이 된 걸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 만으로도 전략이 상당부분 나오게 됩니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커뮤니티를 만든다면, 마케팅은 (시간이 좀 걸릴지는 몰라도) 실패하기 힘듭니다.